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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생애 초기의 항생제 투여
분류 항생제, 비임상시험 조회 4560
발행년도 2014 등록일 2015-08-10
출처 미리안 GTB (바로가기)
생애 첫 해 동안에 부쩍 자라는 것은 우리의 몸만이 아니다. 우리의 장(腸)을 비롯한 조직에 서식하는 미생물총(microbiome)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생애 초기에 미생물총의 형성을 교란하면 두고두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새로 발표된 동물실험 결과에 의하면, "마우스의 생애 초기에 저용량의 항생제를 투여함으로써 위장관 미생물총의 발달을 방해했더니, 나중에 마우스의 대사가 저해되고 비만 위험이 증가했다"고 한다.

최근 과학자들은 "위장관에 서식하는 세균들이 다양한 기능(예: 강력한 면역계 구축)을 수행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유아기는 튼튼한 미생물총이 형성되는 데 있어서 특히 중요한 시기로, 신생아는 산도(birth canal)를 빠져나오는 동안 어머니로부터 세균을 물려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제왕절개로 태어난 어린이나, 생애 첫해 동안 항생제를 투여받은 어린이들의 경우 천식이나 1형당뇨와 같은 면역장애를 겪을 위험이 높아진다. 역학연구 결과에 의하면, 제왕절개로 태어나거나 영아기에 항생제를 투여받은 어린이들은 - 비록 미미하지만 - 비만의 위험이 상승한다고 한다.

그러나 뉴욕 대학의 마틴 블레이저 교수(미생물학)는 "미생물총의 발달은 청소년기보다도 성인이 된 후의 대사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해 왔다. 돼지나 닭과 같은 가축을 대상으로 한 선행연구에서는 "어린 시절 저용량의 항생제를 투여받은 가축들은 성장이 빠르고 체지방이 늘어난다"고 보고된 바 있기 때문이다. 블레이저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항생제가 동물의 미생물총의 발달에 어떤 영향을 미쳐, 궁극적으로 대사변화를 일으키는지"를 밝히기 위해, 마우스를 이용하여 그 연결고리를 파헤치기로 결정했다.

연구진은 출생 후 4~8주의 마우스에게 저용량의 페니실린을 투여하고, 마우스들의 위장관세균과 다양한 대사지표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예상대로 페니실린은 락토바실러스를 비롯한 유익한 세균들을 감소시킴으로써, 마우스의 위장관 미생물총 구성을 변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같은 영향은 항생제 투여를 중단한 지 2주 만에 사라졌다. 하지만 그로부터 10주 후, 페니실린을 투여받은 마우스들에게 고지방식을 먹이니 미친듯이 체중이 불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암컷 쥐의 경우에는 이 같은 현상이 더욱 두드러져서, 페니실린을 투여받지 않은 암컷쥐들과 똑같은 양의 고지방식을 먹더라도 체중이 2배나 불어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페니실린을 투여받은 마우스일지라도, 정상적인 먹이를 먹는 경우에는 체중이 증가하지 않았으며, 이는 나이가 들어서도 마찬가지였다. 연구진은 이상의 연구결과를 정리하여, 『Cell』 8월 14일호에 발표했다.

"교란된 미생물총과 항생제 중 어느 것이 대사변화의 주범인지"를 밝혀내기 위해, 연구진은 페니실린을 투여받은 마우스의 장(腸)에서 미생물을 채취하여 무균마우스(무균상태에서 사육된 마우스)의 장에 이식했다. 그리고 세균을 이식받은 마우스에게 고지방식을 먹인 결과 즉시 살이 찌기 시작했다. 이는 변화된 미생물총이 대사변화의 주범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반해 페니실린을 투여받지 않은 마우스의 미생물을 이식받은 무균마우스들은 고지방식을 먹어도 살이 덜 찌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상관관계(correlations)를 넘어서 인과관계(causality)를 분석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네덜란드 바헤닝언 대학교의 빌렘 더 포스 교수(미생물학)는 논평했다. "이번 연구는 위장관 미생물총의 작은 변화가 전반적인 생리상태를 변화시킴으로써, 장기적으로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으로 보여줬다"고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제리미 니콜슨 교수(분자생물학)는 말했다. 그러나 더 포스 교수는 "인간의 위장관세균은 마우스와 크게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번 연구를 인간에게 섣불리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또한 그는 "영아들에게 저용량의 항생제를 장기적으로 투여하는 부모는 없으므로, `고용량의 항생제를 단기간 반복해서 투여하는 경우`도 연구해 봐야 한다. 그리고 후속연구에서는 페니실린 말고도 다른 항생제도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후속연구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출생 초기의 항생제 사용과 비만 간의 관계는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도 밝혀질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지금껏 실시된 비만에 관한 연구들은 상당수가 식단과 칼로리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이 같은 연구로는 `전염병처럼 번지고 있는 비만`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 항생제와 미생물은 식단/칼로리와 비만을 매개하는 `숨은 연결고리`"라고 연구진은 말했다.

※ 원문정보: Martin J. Blaser, "Altering the Intestinal Microbiota during a Critical Developmental Window Has Lasting Metabolic Consequences", Cell, Volume 158, Issue 4, p705–721, 14 August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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