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시장은 산업의 현재 상황과 투자자들의 심리가 반영되는 곳이다. 제약업종은 내수 매출 비중이 높다. 지속적인 약가인하와 리베이트 규제에 따른 영업 위축으로 내수 시장 회복이 느려 실적 개선이 크지 않았다. 그 결과 2014년은 전통 제약주보다 바이오 업체 및 의료기기 업체의 주가 강세가 나타났다.

2015년 내수시장 국산 신약 매출 증대 희망적

2012년 대규모 약가 인하 영향으로 내수 시장은 2년 연속 위축되었다. 2012년과 2013년 의약품 판매액은 전년 대비 각각 2.0%, 2.6% 감소하였다. 2014년 내수 시장은 회복되고 있으나 예상보다는 회복 속도가 느리다. 리베이트 규제에 따른 과잉 처방의 감소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2014년 의약품 판매액은 전년 대비 2.6%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2015년 내수 시장 성장률은 2.2%로 전망한다.

신약을 개발할 수 있는 업체는 많지 않아 연간 허가 받는 국산 신약의 수는 한두 개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 당뇨병 치료제 ‘제미글로’ 등 최근 나온 신약은 양호한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해외 수출도 이어지고 있어 국산 신약의 위상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오리지널 의약품은 특허가 만료되기에 신규 제네릭 시장은 항상 존재한다. 2014년에는 거대 품목인 고지혈증 치료제 ‘크레스토’, 고혈압 치료제 ‘세비카’가 특허 만료되어 향후 제네릭과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2015년에는 국내 최대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B형 간염치료제 ‘바라크루드’의 특허가 만료된다.

하지만 과거에 비해 제네릭 환경은 악화되었다. 제네릭 약가가 특허 만료된 오리지널과 동일해졌기에 가격 경쟁력도 낮아졌다. 정부의 리베이트 규제도 강화되고 있어 영업도 위축되고 있다. 제네릭을 출시하기 위해 필요한 생동성 시험 승인 건수도 감소하고 있다. 2010년 상반기 176건이었던 생동성 시험 계획 승인 건수가 2014년 상반기에는 76건으로 크게 줄었다.

오리지널 중심의 외자 업체는 점유율 방어에 성공하고 있다. 정부의 리베이트 규제로 제네릭 침투 속도가 현저히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상위 업체의 점유율 하락은 좀 더 이어질 전망이다. 영업 위축으로 상위 업체의 주요 제네릭 점유율이 낮아지고 있다. 2008년 상위 5대 업체(유한양행, 동아에스티, 한미약품, 대웅제약, 종근당)의 고지혈증 치료제 ‘리피토’의 점유율은 82.9%였는데 현재는 41.9%로 크게 떨어진 상태다.

글로벌 1위 시장인 미국 진출의 원년 될 듯

부진한 내수 시장에 비해 수출은 양호한 성장이 기대된다. 국산 신약의 성공으로 진출 가능한 지역이 확대되고 있다. 아직은 원료의약품 수출이 많으며 선진국 비중이 낮다. 2013년 15.0억 달러를 기록한 의약품 수출은 2015년 11.0% 증가하여 수출액은 19.2억 달러로 전망된다. 가장 큰 의약품 시장인 미국으로의 수출은 2013년 37.7백만 달러에 불과하다.

하지만 미국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인 품목이 많아 향후 수출 금액은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 업체의 역량이 높아져 의약품 수출은 증가하며 과거 이머징, 원료의약품 중심에서 차츰 선진국, 완제의약품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대규모 약가 인하는 없다

정부는 건강보험 재정 안정을 위해 약가 인하를 감행한다. 향후 선별적인 약가 인하는 있겠지만 과거와 같은 대규모 일괄 약가 인하는 없을 전망이다. 2015년 건강보험 당기 잉여금은 2.5조원으로 예상되는데 최근 담뱃값 2,000원 인상으로 건강보험 재정은 더욱 좋아질 전망이다. 건강보험 재정이 양호하기에 정부의 약가 인하 명분이 약해졌다. 또한 지속적인 약가 인하로 국내 제네릭 약가가 이제는 글로벌 평균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향후 리스크는 정부의 약가 인하보다는 리베이트 규제 강화에 따른 의약품 처방량의 감소다. 치료를 위해 꼭 필요한 약이라면 리베이트 여부에 관계 없이 처방되겠지만 리베이트 유무에 따라 처방에 영향을 받는 약도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리베이트 규제 이유는 명백하다. 불법적인 리베이트에 의존하고 있는 업체가 많을수록 어렵고 힘든 신약 개발의 길보다는 쉬운 제네릭 영업에 안주하는 풍토가 고착화되기 때문이다. 리베이트가 척결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과잉 처방의 거품이 꺼질 수도 있으나 한번은 거쳐야 할 과정이다.

 

(후략)